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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툰

오늘의 한 컷 21 - 새옹지마 평소에 제가 아내에게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인데요 그러다 한 번씩 제가 좀 모양 빠지는 장면을 연출할 때면 아내는 이때다 싶어 더 크게 웃곤 한답니다. 저 날도 제가 주차장에서 미끄러운 바닥에 미끄러지자 아내가 기다렸단 듯이 깔깔깔 웃더군요. 하지만 1초 뒤 자기도 주차용 바닥 턱에 걸려서 이상한 춤을 추고 말았지요. 이래서 인생은 새옹지마 새옹지마 하는 모양입니다.ㅎㅎ 더보기
오늘의 한 컷 20 - 잡초. 집 앞에는 화분이 몇 개 있습니다. 그 화분에 물은 주로 제가 주고 있는데요 그 옆 담장 틈바구니에서 자라난 잡초에도 잊지 않고 물을 줍니다. ㅎㅎ 사실, 화분의 화초보다 더 파릇파릇 싱싱합니다.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찮다 여겨지는 생물에게도 마음이 많이 가더라구요. 물론, 나를 성가시게 하는 곤충들에게까지 자비심을 베풀진 않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해치지도 않습니다. 어렸을 땐 어떻게 돋보기를 들고 그 많은 개미들을 죽일 수 있었는지.... 여하튼, 저 파릇파릇한 잡초도 얼마 못가 누군가(?)에 의해 뽑히겠죠...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9 - 싸움의 시작. 요즘은 많이 덜한데 예전에는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. 대부분 사소한 일 때문이었죠. 나는 사소하다 생각하는데 상대방한텐 사소한 게 아닌, 아님 그 반대의 경우. 오히려 저희는 국제 부부라서 겪는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싸운 적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.(물론, 있기는 하죠.. 문화 차이란 게 무시 못 할 일이니까..) 그냥.... 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발단이 되어 서운한 감정에 욱해서 싸우는 게 거의 대부분이었죠. 이 만화를 그리면서 제가 봐도 제가 참 얄밉네요. ㅎㅎ 깐죽깐죽..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8 - 아침 거미. 얼마 전 아침, 문득 천장을 보니 작은 거미 한 마리가 붙어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습니다. 반사적으로 휴지를 떼어 들고는 거미를 잡으려고 하는데 아침 거미는 죽이는 게 아니라며 아내가 말리더군요. (한국도 마찬가지죠?) 또 그런 종류의 다리 짧은 거미는 귀엽기까지 하다며...(거미 귀엽다는 여자는 처음 보는지라..) 어쩔 수 없었죠. 아내가 귀여워하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... 그리고 며칠 후 아침, 아내의 다급한 부름에 달려 나가니, 자전거 핸들 사이에 집을 지은 '아침 거미'를 치워달라고 하더군요... 분명 다리도 짧고 귀여운 아침 거미였는데 말이죠..ㅎㅎ (참고로, 방에 있던 그 거미는 다음 날 오후에 제가 잡았습니다. 겁 없이 책상 위어서 알짱거려서...)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7 - 식사. 저는 밥을 먹을 때 맛있는 음식은 맨 나중에 먹는 버릇이 있습니다.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, 맛있는 음식으로 그 식사를 마무리하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. 가끔 설명을 해 주지만 아내에겐 여전히 이상한가 봅니다. ㅎㅎ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6 - 헤어드레서. "자~ 한번 깎아 봅시다~" 오늘은 머리 깎는 날입니다. 미용 쪽에 소질이 전혀 없는 아내가 제 머리를 깎아 준 지도 벌써 여러 번이군요. 언제나처럼 묵묵히 머리 깎을 준비를 하고 자리에 앉습니다. 그런데 오늘은 머리 깎는 용 미용실 스타일 보자기 대신에 '대짜' 쓰레기봉투를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. '버섯돌이' 같이 깎아 놓은 머리는 괜찮습니다만 한 참 지나, 컴퓨터 앞에 앉은 내 뒤에서 사각거리며 수정하고 있는 건 좀 그렇습니다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5 - 자전거. 창피한 이야기지만 저는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합니다. 자라면서 자전거를 가져본 적도 없었고 자전거를 접할 기회도 별로 없었습니다. 자전거를 잘 못 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. 아, 그렇다고 아주 못 타는 건 아닙니다. 잘 타는 사람들처럼 두 손을 놓고 탄다든지 하지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타고 돌아다닐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. 이곳 일본에서도 서너 번 아내랑 같이 탈 기회가 있었는데요, 역시 자전거의 나라답게 남녀노소 모두가 걷기보다 편하게 자전거를 타더군요. 뭐 저도 타다가 넘어지거나 하진 않았지만, 특유의 초보티가 좀 났나 봅니다. 아내가 웃더군요. 왜 그리 심각하냐고.....ㅎㅎ 아무튼, 70 넘으신 할머니도 장바구니 앞에 놓고 부드럽게 타시는 것 보면 참 대단해 보입니다. 특히 앞 뒤로 아이.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4 - 다름. 우리 부부도 남들처럼 초기엔 많이 싸웠습니다. 지금도 티격 거리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~이 줄었죠. 싸움은 늘 사소한 시비로 시작되었습니다. 자라온 환경이 서로 다른 두 남녀가 결혼을 해서 산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겠죠. 게다가 저희 부부처럼 국적까지 다르다면 더더욱. 여튼, 그렇게 싸우고 풀고 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젠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많이 너그러워진 것 같습니다. 그걸 어제, 같이 수박을 먹으면서 문득 느끼게 되었습니다. 풍요로운 환경에서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내와 가난에 찌들어 때론 하루하루의 끼니마저 걱정해야 할 형편에서 자란 저는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많이 다릅니다. 아내에게 음식은 즐김의 대상이고 저에게 음식은 생존을 의미합니다. 그러다 보니 아내는 아무리.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3 - 베스트 드라이버 아내는 운전 경력이 20년이 넘는 베테랑입니다. 저 역시 마찬가지로 20년이 넘고 일본 운전면허증도 가지고 있습니다만, 어지간한 가까운 거리는 아내가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. 급한 성격과 달리 아내는 운전을 꽤 조신하게 합니다. 그런데 희한하게도 집 근처의 마트 등 자기가 익숙한 가까운 곳을 운전할 때는 그 급한 성격이 나타납니다. 마치 랠리를 뛰고 있는 레이서 같다고나 할까요..... (아 물론, 신호를 어기거나 속도제한을 넘거나 하진 않습니다.) 근데 더 희한한 일은, 운전 중 자기가 잘 모르는 길에 들어섰을 때의 아내의 운전입니다. 이건 도무지 2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의 운전이 아닙니다. 마치 도로연수를 받고 있는 운전 연수생 같다고나 할까요..... 여러모로 독특하고 귀여운 사람입니다~ ^^ 더보기
오늘의 한 컷 12 - 횡단보도 신호등 얼마 안 된 일본 생활이어서 아직도 많은 부분이 낯설고 이채로운데요. 그중 한 가지는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, 좁은 일방통행로의 건널목 신호등입니다. 큰 걸음으로 한 네 발짝이면 건널 수 있을법한 좁은 일방통행 도로에서 버젓이 작동하고 있는 건널목 신호등이 이상하게도 어색하더라구요. 서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서서 서로의 시선을 회피하며 녹색 등이 켜지길 기다리는 모습..... 그러나 이것도 남녀노소 모두가 생활로 자전거를 타는 이곳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 중 하나겠죠.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