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船員

오늘의 한 컷 27 - 비구름 예전에 잠깐 저인망 어선의 선원 이었을 때의 일입니다. 한여름의 동중국해는 정말 더웠습니다. 정말이지 수평선 밖에 보이는 게 없는 태평양상의 바다는 그 흔한 갈매기조차 볼 수가 없는 망망대해였습니다. 그날도 고된 조업을 마치고 잠시 브릿지(조타실) 위의 예비 그물에 갑판장과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, 먹구름으로 어두워진 하늘 저 앞에서 어림, 학교 운동장 만해 보이는 조그마한 구름이 혼자 낮게 떠서 우리가 탄 배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습니다. 느낌으로는 한 100미터도 안 되는 높이에서 소나기를 뿌리며 지나가는데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둘이 동시에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. 초미니 먹구름이 화난 듯 비를 쏟으며 제 갈길 가고 있는.... 웃을 일 별로 없는 선상 생활이라 그런 작은 일 .. 더보기
20년 전, 태풍 속으로.... (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) 1996년 여름, 저인망 어선의 갑판원(초짜)로 잠시 일했을 때의 기억 중 하나.동중국해에서 참조기와 갈치 조업을 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튼 태풍으로 부랴부랴 제주도까지 피항을 가던 상황을 그려 보았습니다.제주도로 도망가는 시간만도 3일 가까이 걸렸는데, '산더미 같은 파도'라는 게 소설 속의 표현만은 아니라는 걸 생생히 경험했던 시간이었습니다.2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힘들었던 선상생활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오릅니다.당시엔, 배만 내리면 세상 무슨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.... (포토샵에서 그렸습니다.)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