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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업(Work)/카툰(Cartoon)

오늘의 한 컷 27 - 비구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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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잠깐 저인망 어선의 선원 이었을 때의 일입니다.


한여름의 동중국해는 정말 더웠습니다.


정말이지 수평선 밖에 보이는 게 없는 태평양상의 바다는 


그 흔한 갈매기조차 볼 수가 없는 망망대해였습니다.


그날도 고된 조업을 마치고 잠시 브릿지(조타실) 위의 예비 그물에 


갑판장과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,


먹구름으로 어두워진 하늘 저 앞에서 어림, 학교 운동장 만해 보이는


조그마한 구름이 혼자 낮게 떠서 우리가 탄 배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습니다.


느낌으로는 한 100미터도 안 되는 높이에서 소나기를 뿌리며 지나가는데


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둘이 동시에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.


초미니 먹구름이 화난 듯 비를 쏟으며 제 갈길 가고 있는....


웃을 일 별로 없는 선상 생활이라 그런 작은 일 마저도 큰 웃음으로 다가왔던 것 같네요.




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아직도 그 배위의 비릿한 바다 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네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