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음식

오늘의 한 컷 14 - 다름. 우리 부부도 남들처럼 초기엔 많이 싸웠습니다. 지금도 티격 거리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~이 줄었죠. 싸움은 늘 사소한 시비로 시작되었습니다. 자라온 환경이 서로 다른 두 남녀가 결혼을 해서 산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겠죠. 게다가 저희 부부처럼 국적까지 다르다면 더더욱. 여튼, 그렇게 싸우고 풀고 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젠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많이 너그러워진 것 같습니다. 그걸 어제, 같이 수박을 먹으면서 문득 느끼게 되었습니다. 풍요로운 환경에서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내와 가난에 찌들어 때론 하루하루의 끼니마저 걱정해야 할 형편에서 자란 저는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많이 다릅니다. 아내에게 음식은 즐김의 대상이고 저에게 음식은 생존을 의미합니다. 그러다 보니 아내는 아무리.. 더보기
오늘의 한 컷 8 - 맛있어요? 전에 밝힌 대로 아내는 성격이 좀 급한 편입니다. 그런 면은 생활 전반부에 나타나는데요, 예를 들어 아내가 먹을 것을 제게 주고는 제가 미처 한 입 먹기도 전에 거의 예외 없이 "맛있어?" 하고 물어봅니다. 그 패턴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해서 어떤 때는 대단하게까지 느껴집니다. 그렇지만 그러는 게 싫거나 하지는 않습니다. 그저 한 템포 빠르게 물어보는 것일 뿐이니까요. 오히려 고맙죠. 먹을 것 주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 것 보다야 천만 배 낫지 않겠습니까.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