중고 매장에서 발견한 오래된 현미경.
오늘은 일찍부터 외출을 했습니다.
이곳저곳에서 볼일을 보다가 한 중고 매장에서 괜찮은 오래된 현미경을 발견했습니다.
다른 중고 현미경들과 같이 있었는데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같은 그것들과는 딱 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.
가격은 2천엔 정도였는데,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죠.
그렇게 사 온 현미경을 집에서 청소하며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더니,
1960년대에 C.O.C라는 회사에서 만든 현미경이네요!
그럼 대략 50년, 못해도 45년 이상 된 현미경이란 말인데 상태는 여전히 훌륭했습니다.
특히 바디의 상태가 좋았습니다.
미동 나사까지 달려 있는 걸 보니 당시의 기준으로도 저급한 제품은 아닌 듯했습니다.
좀 더 검색을 해보니 지금은 'Carton'이라는 회사로 개칭을 한 것 같더군요.
제가 어릴 때부터 워낙에 광학장비를 좋아해서 어린 코 묻은 돈으로 산 싸구려 현미경과 망원경이 꽤 된답니다.^^
지금 여기 일본집에도 오늘 산 것 포함 현미경이 벌써 세 개나 되네요.
아, 물론 똑같은 걸 세 개나 살리는 없겠지요.
오늘 산 건 일반적인 생물 현미경이구요,
나머지 둘은 실체 현미경인데, 그중 하나는 미니 사이즈 포터블 실체 현미경입니다.
그리고 나름 고가인 천체 관측용 쌍안경이 하나 있습니다.
한국에는 중국산 굴절 천체망원경과 GS돕소니안이 한 대 있고(천체망원경의 한 종류, 굉장히 큽니다)
들고 다니기 편한 사이즈의, 탐조 사진 가능한 저가 굴절 망원경이 한 대 있네요.
나중에 꿈이 시골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거예요.
다른 건 다 있으니 시골에 땅 하고 집만 있으면 되겠네요..ㅎㅎ
아무튼 오늘은 기대 않던 물건을 사 왔으니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서 오래오래 잘 쓰도록 해야겠습니다.
아, 근데 아쉽게도 렌즈들이 코팅이 안되어 있는 것 같네요...
아마도 그 당시엔 요즘처럼 렌즈 코팅을 중저가 제품까진 하지 않았나 봅니다.
그래서 나중에 렌즈는 따로 사서 교환을 할 생각입니다.
그렇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되겠지만,
바디의 상태가 너무 좋아서 그렇게라도 이 현미경이 놀지 않게 해 주고 싶네요.
케이스부터 뭔지 모를 포스를 풍기네요.
안타깝게도 접안렌즈 하나가 빠져있군요.
하지만 어차피 접안렌즈랑 대물렌즈 모두를 새로 사서 바꿀 생각이므로 상관없습니다.
흔하디 흔한 바로 그 현미경 모양입니다.ㅎㅎ
그러나 만듦새는 이제껏 만져본 싸구려 생물 현미경과는 감히 비교를 할 수 없습니다.
렌즈 코팅이 안 된 걸 빼면 어디에서도 50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.